[기고문] 에어컨 청소, 안 하면 ‘불(火)’ 편합니다

ChatGPT Image 2025년 7월 9일 오후 04 08 42

흔히 화재는 건조하고 난방기 사용이 많은 겨울철에 집중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의 발표는 이러한 통념에 경종을 울립니다. 놀랍게도 지난 3년간(2022~2024년) 경기도 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겨울(26%)보다 오히려 여름철(28%)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둔 지금, 우리 집의 안전을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3,621건의 공동주택 화재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화재는 전체 주거시설 화재의 55%를 차지하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는 부주의(44%)와 전기적 요인(37%)이 꼽혔는데,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계절용 기기에서 비롯된 화재입니다. 계절용 기기 화재 579건 중 무려 33.2%에 달하는 192건이 ‘에어컨’에서 시작되었으며, 이는 전기장판(20.9%)이나 열선(13.8%)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입니다. 더욱이 에어컨 화재의 85%가 바로 여름철에 집중 발생했습니다.

이는 냉방을 위해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철, 실외기 내부에 쌓인 먼지나 노후된 전선, 과부하 등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설마 에어컨 때문에 불이 나겠어?’ 하는 안일한 생각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화재는 발생 시간과 장소에 따라 그 위험성이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분석 결과,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대 화재는 다른 시간대에 비해 1,000건당 사망자 수가 2~3배나 높았습니다. 또한 아파트 화재 사망자 23명 중 87%인 20명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건물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화재 초기 대응 시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이에 오산소방서에서는 에어컨 실외기 내부 먼지 청소, 전선 피복 상태 확인, 연결 단자 점검 등 본격적인 사용 전 철저한 사전 점검을 통해 화재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소방시설 미설치 주택 점검 강화, 공동주택 관리자 대상 안전교육 확대, 새벽 시간대 화재 대응 훈련 등 다각적인 예방 및 대응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에어컨이나 가스레인지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전기제품일수록 방심이 가장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사전 점검과 예방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다가오는 여름을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 대신 ‘나부터 실천하자’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지금 잠시 시간을 내어 우리 집 에어컨과 실외기를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관심과 실천이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이웃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오산소방서, 예방대책팀장  현중수

출처 : 소방신문(http://www.sobangnews.kr)